선장 잃은 애플, 앞으로의 행보는?

조선비즈
  • 안석현 기자
    입력 2011.08.25 10:26

    팀 쿡(왼쪽)과 조너선 아이브.
    애플 창립자이자 CEO(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의 경영 일선 퇴진이 애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를 앞세워 전 세계 IT 시장을 장악하는데 잡스의 역할은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 스타급 ‘C레벨’ 즐비…단기 운영 차질 없어

    비록 스티브 잡스가 CEO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당장 애플의 중단기 전략에 차질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월 병가를 내면서부터 그가 조만간 CEO 직을 사임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됐기 때문이다. 지난 8개월 동안 사실상 ‘잡스 없는’ 비상 경영 시스템 적응 기간을 거친 셈이다.

    잡스 만큼의 상징성·카리스마는 아니지만 애플에는 걸출한 ‘C레벨’ 임원들이 즐비하다. 후임 CEO로 내정된 팀 쿡 COO(최고운영책임자)는 물론, 조너선 아이브 디자인총괄 부사장, 피터 오펜하이머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이 그 면면이다. 모두 다른 회사에서라면 CEO 자리를 꿰차고도 남을 인물들이다.

    팀 쿡 COO는 병가중인 스티브 잡스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애플의 ‘안 살림’을 성공적으로 챙겨왔다. 그는 잡스가 1985년 회사에서 쫓겨난 뒤 다시 복귀했던 지난 1997년 영입한 인물이다. 미국 앨라배마 주 태생인 그는 오번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듀크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애플에 합류하기 전에는 최종적으로 컴팩 컴퓨터에서 영업 업무를 맡고 있었다. 애플에서는 컴퓨터 제조 분야를 담당하면서 공급사슬관리(SCM) 혁신에 공을 세웠다.

    영국 출신 디자이너(부사장) 조너선 아이브 역시 애플의 상징 중 한 명이다. 단순하지만 사용자들을 열광케 만드는 애플의 제품 디자인이 모두 그의 손을 통해 태어났다. 아이브 부사장은 영국 뉴캐슬 폴리테크닉에서 예술과 디자인을 공부한 뒤 23살 때 런던의 시스코 시스템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1992년 캘리포니아로 자리를 옮기면서 애플 제품을 탄생시키는 산파역할을 했다. 3년 전 애플은 그가 경쟁사로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해 1800만 파운드(330억 원)를 지급하기도 했다.

    CFO인 오펜하이머는 재무·투자·세금·정보시스템 등 회사 운영을 위한 핵심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해왔다. 그는 지난 1996년 애플에 합류했으며 1997년에 부사장으로서 전 세계 판매담당 총괄 역할을 했고, 이어 회사 경영 기획을 담당했다. 오펜하이머는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서 CFO를 역임한 바 있다.

    ◆ 장기 비전 수립 능력은 시험대에

    그러나 향후 기업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스티브 잡스 없는 현 경영진들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애플은 1980년대까지 개인용컴퓨터(PC)의 표준을 제시하며 IT 업계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창업자 잡스가 회사를 떠나고 IBM이라는 공룡에 PC 시장을 내주면서 1997년까지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렸다.

    이 같은 위기를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라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반전시킨 것도 경영에 복귀한 잡스였다. 잡스는 애플의 방향타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그가 CEO 직에서 사임함으로써 지난 1985년과 같은 전략 부재 상황이 오지 말란 법도 없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찰스 골빈은 “1년 반에서 2년 정도는 잡스 퇴진의 공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면서 “결국 관건은 최종 결정을 해줬던 한 인물이 없는 상태에서 공동 작업을 통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하느냐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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