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사퇴…삼성전자 반사이익 볼까

조선비즈
  • 설성인 기자
    입력 2011.08.25 10:05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사퇴 소식에 전 세계 IT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1월 잡스가 무기한 병가를 냈을 때부터 CEO직을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이번 사퇴는 전격적 발표였기에 충격이 큰 상황이다.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이른바 ‘아이’ 시리즈 제품의 히트를 주도하면서 노키아·HP 등 경쟁사들을 곤경에 빠트린 그의 사퇴 소식은 경쟁사들에게는 분명 굿뉴스다. 애플과 스마트폰·태블릿PC 경쟁 뿐만 아니라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 ‘스타 CEO의 사퇴=경쟁사엔 호재’

    잡스는 세계 IT 역사상 입지가 가장 강력했던 CEO 중 한명이었다. 그의 말한마디와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가 됐다. 잡스의 재임 기간동안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할 때면 경쟁사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한때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40%가 넘는 노키아도 애플이 불을 지핀 스마트폰 사업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노키아의 올 2분기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22%대에 뚝 떨어졌다.

    세계 1위 PC기업 HP는 최근 PC사업부 분사와 함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태블릿PC ‘아이패드’로 전통적 PC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애플의 영향이 컸다. 따라서 CEO였던 잡스의 의존도가 높은 애플이 향후 후임 CEO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을 경우 휴대폰·PC 사업의 경쟁기업들은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과 대대적인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게도 이번 뉴스는 긍정적이다.

    또한 애플의 혁신적인 제품의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잡스의 공백은 앞만 바라보고 달렸던 애플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한국 IT산업 득실 있을 듯

    잡스의 사퇴는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나, 한국 IT산업에는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잡스가 예전만큼 왕성하게 활동하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애플의 혁신적인 기업문화가 훼손된다면 애플의 경쟁력이 악화되고 이는 삼성전자에도 다소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잡스가 무기한 병가를 낸다고 밝히자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월 장중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휴대폰 사업의 실적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삼성·LG의 경우 애플의 텃밭인 북미 시장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마냥 긍정적인 일은 아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이며,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의 제품에 LCD패널을 공급하는 관계다. 따라서 그동안 잡스가 이끌어온 애플의 선전이 이들 기업의 실적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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