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지난 열흘 동안 갈 길을 잃었지만, 이 기간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펀드 쇼핑에 나섰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에는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돈이 들어왔다. 이 기간에만 총 1조219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일별 순유입 규모도 크게 늘었다. 9일(95억원 순유출) 하루를 제외하고 3일부터 11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적게는 1452억원(3일)에서 많게는 2386억원(8일)이 순유입됐다.

특히 5일과 8일, 10일과 11일에는 각각 2000억원대 자금이 순유입됐다. 주식형펀드 환매 열풍이 있었던 4월 이후 5월과 7월 사이 하루 평균 순유입 규모가 2000억원을 넘어섰던 날은 단 2번에 불과했다.

투자자들이 이 기간에 사들인 펀드는 무엇이었을까.

◆ 중소형주 펀드에 대한 관심 여전해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이후 자금 유출입이 가장 많았던 액티브 펀드와 인덱스 펀드에는 역시 덩치가 큰 펀드가 많았다. 특히 액티브 펀드 자금 유출입 상위 10개 목록에는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증권투자신탁 1[주식](자금 유입액 831억8500만원)'를 비롯해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자금 유입액 679억100만원)',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모)(자금 유입액 575억7600만원)' 등 설정액 자체가 1조원이 넘는 펀드 4개가 이름을 올렸다. 액티브펀드 중 가장 돈이 많이 들어온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코리아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운용)'으로 총 984억3800만원이 순유입됐다.

급락장 속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중·소형주는 이번 증시 폭락 속에서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보다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액티브 펀드 자금 유출입 4위를 기록한 '삼성중소형FOCUS증권투자신탁 1[주식]'는 3일 이후 수익률 -8.03%로 액티브펀드 수익률에서도 3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평균은 -13.90%다.


◆ '현재 주가는 저점, 주가는 상승할 것'

지수를 쫓아 움직이는 인덱스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컸다. 인덱스 펀드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가 저점이어서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교보악사 자산운용의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투자신탁 1'에는 총 1658억6900만원이 순유입되며 3일 이후 펀드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한 인덱스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모)(683억8300만원)'를 비롯해 'KB스타코리아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운용)(497억5200만원)', '삼성인덱스프리미엄증권투자회사(주식-파생형)(269억4000만원)', 'NH-CA프리미어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파생형](194억6100만원)', '교보악사파워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116억9600만원)'에도 자금이 순유입됐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이 하락기를 이용해 싼값에 펀드를 든 것"이라며 "결국 코스피지수가 반등해 상승세를 이어갈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