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부진에 ‘소수정예’ 압축형 펀드도 멈칫
국내 증시에서 최근 대형주보다 중ㆍ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장세가 이어지면서 주로 소수의 대형주에 투자하는 압축형 펀드의 성과도 주춤하고 있다.
50여개의 종목에 투자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압축형 펀드는 투자 종목을 20~30여개로 압축해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자동차와 화학, 정유(차ㆍ화ㆍ정) 업종 등의 일부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오르면서 이 주식들을 담은 압축형 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주식형 펀드(인덱스펀드 제외)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5개 펀드 중 3개가 압축형이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국내 증시에 대외 불안 요인의 영향력이 커지고 대형주가 중ㆍ소형주보다 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6월 중순부터 중ㆍ소형주가 대형주의 상승률을 웃돌기 시작하면서 대형주나 업종 대표주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압축형 펀드의 수익률이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밑돌기 시작했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 집계(7월 29일 기준)를 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33개 압축형 펀드는 최근 1개월간 평균 3.44%의 수익률을 올렸다. 압축형 펀드 1개월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51%)과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3.89%)보다 낮았다. 압축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5.81%로 국내주식형 펀드(- 4.15%)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압축형 펀드 중 순자산(설정액에 운용수익을 합친 것) 규모가 가장 큰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은 지난해 39.58%의 수익을 냈다.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5위에 들었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현재 순자산은 1조7624억원 정도로, 연초 이후 순유입된 자금만 1조4232억원에 달한다.
자금이 많이 몰렸지만 최근 1~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상태다. 이 펀드는 30개 미만의 종목에 투자하는데, 편입된 종목(5월 2일 기준)을 보면
압축형 펀드 중 올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동부파워초이스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A'는 대형주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선전했다. '동부파워초이스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A'의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6.23%, 6.26%다.
이 펀드는 지난 5월 초 기준으로 롯데칠성과 대한항공, SK케미칼, SBS##, 기업은행 등을 편입했다.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주도주에 과도하게 몰리기보다 업종별 애널리스트들이 선정한 최선호주 15개 이내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펀드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중ㆍ소형주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거의 대형주 위주로만 증시가 움직였기 때문에 현재 저평가된 중ㆍ소형주가 하반기에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압축형 펀드는 태생부터 대형주 혹은 업종 대표주를 찾는 것이기 때문에 중ㆍ소형주를 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