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지난 12일 브라질 현지법인이 보유한 3개 석유광구 매각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최종 승인을 얻어냈다. SK이노베이션 브라질 법인이 석유 생산광구인 BMC-8과 탐사광구인 BMC-30·32 등 3개 광구 지분 전량을 덴마크의 머스크 오일사에 24억달러를 받고 매각한다는 내용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00년 7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브라질 3개 광구 매각으로 10여년 만에 16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둔 것. 해외 자원 개발에 뛰어든 지 30여년 만에 최대 성과다. SK이노베이션은 매각 대금 전액을 유망 생산광구 매입과 해외기업 인수 등 재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자원 개발 기업들과 경쟁을 펼치며 종합 에너지 회사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나아가 전기배터리·청정 석탄에너지 생산 등 '녹색성장'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석유개발 5년 만에 이익 2배 늘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석유 개발 사업에서 7830억원의 매출과 415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국내 기업 최초로 석유개발 사업에서 영업이익 4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는 석유개발 사업 매출 2778억원, 영업이익 16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혀 연간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이 2010년까지 최근 3년간 석유개발 사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조원이 넘는다. 특히 2010년 영업이익은 2005년(2096억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외형 성과 못지않게 석유개발 사업의 내실도 탄탄해졌다. 작년 석유개발 분야의 영업 이익률은 53%로 SK이노베이션 전체 영업이익률(3.9%)의 13배에 달한다. 또 전체 매출에서 석유개발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1.7%에 불과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에서 석유개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를 기록, 회사 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미래 먹을거리는 '그린 에너지'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대표 에너지 기업으로서 쌓아온 석유공정, 석유화학 촉매기술, 윤활유 등 기존 에너지 관련 기술을 저탄소 성장을 위한 '그린 에너지' 분야에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2009년 10월에 독일 다임러 그룹의 미쓰비시 후소(Mitsubishi Fuso)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장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또 작년 7월에는 현대기아차그룹의 첫 순수 고속 전기차로 양산 예정인 블루온(Blue-On) 모델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공식 선정됐고, 지난 2월에는 다임러그룹 'Mercedes-AMG'의 최고급 사양 첫 전기 수퍼카 모델인 SLS AMG E-CELL의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공식 선정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하이브리드 차량과 순수 전기차에 이어 고성능 전기 수퍼카까지 배터리 공급 범위를 다양화해 안정적으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