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르면 은행에서 대출받아 집을 산 집주인들이 이자 부담이 커져서 월세나 전세를 올리게 되고 세입자들은 더 힘들어질 수 있죠"

지난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욱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7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2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이 운용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함께 오른다. 이로 인해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집주인들은 은행에 내야 할 이자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집주인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월세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H 부동산 관계자는 "지금 전·월세에 사는 세입자들은 계약기간이 있어서 괜찮다 해도 이제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전세금이 훌쩍 뛸 수 있다" 며 "집주인들은 오른 은행 이자를 갚기 위해 월세 매물을 많이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전·월세 시장뿐만 아니라 매매시장을 더 침체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살 때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침체한 부동산시장을 감안하면 이번 금리 인상은 부동산시장의 악재임이 분명하다"며 "당분간 신규 매매수요보다는 임대시장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움직일 수밖에 없고 불안한 전·월세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지난 2009년 7~8월에도 전세난이 있었는데 2년이 지난 올해 여름철을 맞아 다시 한번 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대출금리가 올라가 수요자들은 짚을 사려는 마음을 접고 전세에 머무르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가나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예금금리가 오르면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 수익률도 줄어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