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산(産) 쇠고기의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15일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으로 수출된 미국산 쇠고기는 2만8875t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3월의 3.2배에 이르며, 2월에 비해서도 52.9% 늘어난 것이다.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의 수출 대상국으로는 멕시코, 일본, 캐나다가 1~3위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2월부터 멕시코를 제치고, 미국산 쇠고기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지난 3월 수출된 미국산 쇠고기는 총 11만1261t인데, 전체 수출 물량의 4분의 1가량이 한국으로 수출된 셈이다.

한국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출이 늘어난 것은 한국의 구제역 여파로 국내 육류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미 농무부는 분석했다. 한국에 대한 미국산 쇠고기 수출을 월별로 보면 12월과 1월에는 전월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대규모 매몰 처분이 늘어나면서 2월에는 전월 대비 51.1% 급증했고, 3월에도 52.9% 급증했다.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일본산(産) 먹을거리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급증했다.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크게 늘면서 호주산과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있다. 관세청 검역 기준으로 지난 4월 한 달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물량은 8620t으로 호주산 9928t에 13% 차이로 근접했다. 작년 4월의 경우 미국산(4614t)은 호주산(8183t)의 절반 수준이었다.

최근 월별 미국의 대한(對韓) 쇠고기 수출량(3월 2만8875t)은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4월 8620t)을 크게 웃돌고 있는데, 이는 운송과 검역 대기 기간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장차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 농무부는 한·미 FTA (자유무역협정)가 비준될 경우 미국산 쇠고기의 추가적인 시장 개방 확대를 한국에 요구할 방침이어서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 물량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톰 빌색 미 농무장관은 최근 미 하원 농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한국과의 FTA가 비준되면 공격적인 마케팅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