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구호활동·민주혁명…열린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다

조선일보
  •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
    입력 2011.03.11 03:05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Cerf·사진) 미국 구글 부사장이 본지에 특별기고를 보내왔다. 그는 1970년대 스탠퍼드대 교수 시절 통신망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인터넷 기반기술(TCP/IP)을 개발한 인물이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위원장을 지냈고, 2005년 구글 부사장으로 영입돼 '인터넷 전도사'로 활동 중이다.   편집자

    1974년 동료와 함께 인터넷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전송기술을 개발할 때였다. 나는 여러 대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표준은 꼭 개방형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순히 철학적 측면에서 개방성을 얘기한 것은 아니었다. 실용적인 이유도 있었다. 당시에도 컴퓨터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각각의 네트워크는 존재했다. 그러나 서로 운영체제가 달라 다른 시스템과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끼리도 연결할 수 있는 개방형 통신망을 만들기로 했다. 특정 업체가 독점하지 않고, 누구나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지리적 경계도 두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의 인터넷이 탄생했다. 인터넷은 글로벌한 동시에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적인 인터넷 규약(프로토콜)만 준수한다면 웹사이트 운영자와 사용자 모두 자유롭게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고 실험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풍부한 인터넷 정보는 사회에 대한 실용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항공 또는 대한항공 중 서울에서 싱가포르로 가는 비행기 티켓 가격이 어디가 가장 저렴한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출간을 앞둔 책이나 서로 다른 오케스트라의 교향곡 음반에 대한 평가 또는 선거 후보자의 정책도 비교할 수 있다. 인터넷 클릭을 통해 선택의 자유는 무한대로 확장됐다.

    케냐의 비영리 기술기업 우샤히디(Ushahidi)는 이미 공개된 무료 지도를 활용해 재난지역의 구호활동에 쓰이는 온라인 지도를 개발했다.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는 3년 전 이슬람과 아랍세계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약 600만명이 이 채널을 방문했다.

    인터넷은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창조하고 소통할 자유, 의견을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자유를 안겨줬다.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뒤흔든 일련의 사건이 이를 입증한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절대로 듣지 못했을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전달됐고, 변화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비디오 공유 사이트, 블로그 및 인맥관리 네트워크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이 가까이 있거나 멀리 있거나 상관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예컨대 유튜브에는 1분마다 35시간 분량의 비디오가 새롭게 올라온다. 트위터는 매일 9500만건의 메시지가 작성된다.

    물론 인터넷의 개방성은 양면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책이나 블로그·뉴스·논평 정보와 더불어 바람직하지 않은 콘텐츠도 함께 올라온다. 사용자들은 인터넷에서 무엇을 읽고, 보고, 들을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자유는 책임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인터넷의 개방성을 지켜나가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