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물]② 산과 하나가 된 우남재(牛南齋)

조선비즈
  • 강도원 기자
    입력 2011.02.17 07:07

    60대 초반의 한 사업가는 친환경적인 집을 짓고 싶다며 찾아왔다. 건축 시공업을 한다는 이 남자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우면산 남쪽에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는 그런 집을 짓고 싶다고 했다.

    땅은 이미 준비했다고 말했다. 우면산 남쪽 중턱에 883㎡(267평)에 이르는 땅을 구했고 이곳에 주변 자연들과 동떨어지지 않고 하나 될 수 있는 집을 짓겠다는 오랜 숙원을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우남재 전경/이로재 김효만 건축사무소 제공

    이로재 김효만 건축설계사무소의 김효만 교수는 우남재(牛南齋)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했다. 우남재란 우면산 남쪽에 있는 집이란 뜻이다. 설계를 맡긴 건축주가 직접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우남재는 우면산 입구에서 차를 타고 10여분을 달려야 나오는 주택 단지에 있다. 지하1층 지상 3층 건물로 뒤로는 우면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널찍한 마당과 함께 과천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었다.

    이 건물 설계의 핵심이면서도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집을 짓는가였다고 한다. 숲과 풀이 우거진 산기슭에 주거용 건물을 짓게 되면 주변 부분과 어울리지 못하고 튀어나온 모양이 되곤 한다.

    김 교수는 “어떻게 자연과 하나가 된 집을 지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 보니 산 줄기 맥락을 흐트러트리지 않으면서도 산 등성이의 능선을 이어갈 수 있는 육각형 수정체 모양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삐쭉삐쭉 특이하고 도드라진 집 모양이 오히려 새로운 산 능선처럼 주변 산자락과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남재는 북쪽으로 바짝 붙여 공간 활용성도 넓히고 넓직한 마당도 확보했다/이로재 김효만 건축사무소 제공
    집을 지을 때 지켜야 한 법적 제약도 삐쭉삐쭉한 모양을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한다.

    건축법에는 ‘사선제한’이라는 규정이 있다. 건물의 높이를 건물과 접한 도로폭의 1.5배를 넘지 못하게 규정해 새로 지어진 건물로 인해 근처의 건물들이 일조권을 침해받는 것을 막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사선제한에 신경 쓰다 보니 더욱 집의 외관 이 각이 진 산등성이처럼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뒤에 있는 집의 일조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높이를 신경 써야 했는데, 이 점이 오히려 창의적인 외관을 만드는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공간의 활용도도 높여 친환경적인 요소를 넣으려 했다고 한다. 주인이 미리 사둔 땅은 불규칙한 다각형 모양이었다. 이로 인해 네모 반듯한 건물을 지을 경우 자투리땅이 많아질 것을 우려해 최대한 북쪽으로 바짝 당겨 건물을 지어 남쪽의 정원을 확보하고 일조량도 높였다.

    건물 외벽은 알루미늄 코팅재(材)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겉으로 보기에는 회색빛을 띠지만, 햇빛의 각도에 따라 옅은 보라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김 교수는 “우남재는 시간이나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마치 칠면조처럼 색깔이 바뀐다”며 “회색과 보라색을 같이 사용한 것은 4계절 변화하는 주변의 자연 모습과 동화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우남재 1층 거실의 모습. 2층까지 이어지는 넓은 창을 설치해 채광이 좋다/이로재 김효만 건축사무소 제공
    친환경적인 요소는 집안 내부인테리어에도 적용했다. 대부분의 인테리어 제품들을 ‘탄소 제로’ 재료를 사용해 내구성과 내수성을 높였다고 한다. 김 교수는 “외관에 너무 많이 신경을 쓰다 보니 비용 지출이 컸다”며 “비싼 최고급 자재들이 아닌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면서 비용도 절감했고 집도 더욱 더 우면산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는 집으로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 중턱에 있기 때문에 단열성 측면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이중 유리가 아닌 삼중유리를 사용하면서 신경을 썼다.

    김 교수는 “실내 공간도 거실·침실 등 각각의 방마다 다른 성격에 따라 공간을 배치했다”며 “큼직큼직한 유리창으로 채광도 확보하고 우면산 자연이 집안으로까지 들어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우남재 2층의 모습/이로재 김효만 건축사무소 제공
    우남재 3층의 모습/이로재 김효만 건축사무소 제공
    3층 모습. 실내 인테리어에도 외부 모습과 같은 선을 사용했다/이로재 김효만 건축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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