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나로호 상당기간 못쏜다

조선일보
  • 이길성 기자
    입력 2011.02.01 03:05 | 수정 2011.02.01 04:10

    한·러, 2차 실패 규명 못 해
    정부 "성공해봐야 본전"… "얻을 건 이미 다 얻어"
    과학계 "그래도 3차 발사"… "전 과정 경험 필요"

    지난해 6월 10일 나로호 2차 발사 때 모습. 나로호는 이날 발사 137.19초 만에 고도 70㎞ 상공에서 폭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러 양국이 나로호 2차 발사의 실패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나로호 3차 발사는 상당기간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러 실패조사위원회(FRB)가 지난달 24~27일 러시아에서 제4차 회의를 열었으나, 나로호 2차 발사(작년 6월)의 실패 원인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31일 밝혔다.

    김선옥 교과부 거대과학정책관은 이날 "우리측은 러시아가 제작한 1·2단 분리장치를, 러시아측은 우리가 만든 '비행종료시스템(FTS·궤도를 이탈한 나로호를 폭발시키는 장치)'을 실패 원인으로 각각 지목해 함께 검증을 해왔으나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한·러 양측은 앞으로 추가 회의를 열어 원인 규명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이 지금까지 발견 못 한 새로운 실패 시나리오를 찾기 어려운데다 5차 회의 일정도 합의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합의를 끌어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일단 2차 발사의 실패 원인을 규명한 뒤, 이를 보완해야만 3차 발사를 할 수 있다는 원칙론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신중함은 3차 발사에 대한 청와대와 교과부 일각의 부정적인 견해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성공해봐야 '본전'이지만 또 다시 실패하면 정권에도 부담되고 향후 우주개발 계획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그간 러시아와 합작을 통해 얻을 건 다 얻었기 때문에 이제는 독자개발로 직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나로호를 개발한 항공우주연구원과 과학기술단체 등은 "그래도 3차 발사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발사와 위성분리, 궤도진입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은 차이가 크고 성공할 경우 한국 연구진들이 얻게 될 자신감은 앞으로 국산발사체 개발사업에 큰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3차 발사에 필요한 2단 발사체는 이미 제작해 놓아 발사에 따른 추가비용도 없다는 것이 항우연 주장이다.

    3차 발사의 득실을 따져야 하는 건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비용만 따지면 3차 발사는 분명히 손해다. 3차 발사를 거부할 경우 한국 정부로부터 못 받는 돈은 1050만달러(한화 약 118억원·전체 계약금액 중 5%)이지만 새 발사체(1단) 제작에는 200억원 정도가 들기 때문. 하지만 나로호를 성공시키지 못한 채 한국과 계약을 깨는 것 자체가 위성발사체 시장에서 부정적인 전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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