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녹색성장'… 박막(薄膜) 태양전지·海上풍력으로 승부

조선일보
  • 이성훈 기자
    입력 2010.10.14 02:57 | 수정 2010.10.14 10:03

    태양광·풍력, 10년후엔 現 자동차 시장 규모로 커진다는데…
    중국에도 밀렸는데… 세계 7대 태양광 업체 중 중국은 4개… 한국은 '0'
    어떻게 해야하나… 내수시장 키워야 활력 “투자비 稅혜택 등 줘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40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우리 산업에 드리운 위기감이 그만큼 짙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빠르게 금융위기를 극복했다. 하지만 그 사이 중국은 조선(造船)업에서 우리를 추월했고, 철강·전자도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태양광·풍력 등 미래 100년을 좌우할 것이라는 신재생에너지 시장마저 중국이 선점하자 정부로서는 다급해 진 것이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정부가 녹색성장을 추진해 왔지만 기술력에서는 선진국에, 생산규모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중국의 급성장에 위기감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각 나라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육성하고 있다. 미국이 향후 10년간 청정에너지 분야에 1500억달러(약 168조원)를 투자하고, EU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대로 끌어 올리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각국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8.2%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지난해 1629억달러까지 급성장했다. 2020년에는 현재의 자동차 시장 규모와 맞먹는 1조달러까지 커질 것이라는 게 정부 예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늦어 기술과 가격, 시장 규모에서 중국 등 경쟁국에 한참 뒤처진 상태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세계 태양광 시장 점유율은 폴리실리콘·셀·모듈 등 분야별로 4.1~14.4% 수준에 불과하다. 또 세계 7대 태양광업체 리스트에 중국은 4개가 포함돼 있지만 국내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태양전지로 돌리는 선풍기… 13일‘신재생에너지산업 발전전략’을 보고 받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신재생에너지 대전’전시회를 찾아 태양전지로 작동하는 선풍기를 살펴보고 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박막 태양전지 등에 주력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전략을 구상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중국이라는 변수다. 중국이 이미 40% 이상의 세계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결정형 태양전지 시장을 우회하기 위해, 박막형 등 미래형 태양전지 기술개발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을 그런 예로 볼 수 있다.

    대형 해상풍력 발전기를 개발하는 등 풍력발전을 해상(海上) 중심으로 가져가는 것도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올 1월 바다를 접하고 있는 전국 11개 성에 해상 풍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공개 입찰을 시행하는 등 풍력 시장을 적극 육성 중이다. 정부는 2013년에는 서남해안권에 100㎿급 실증단지를 구축해 해외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런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한 인력 양성 계획도 마련했다. 신재생에너지별로 전문대학원을 신설하고, 태양광설비기사와 풍력설비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국내시장 육성책 미진

    정부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국내 시장의 기반 없는 수출산업 육성 정책은 공허할 수밖에 없는데, 이제 막 생성되기 시작한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동환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유럽이나 중국 등은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천문학적인 정부 예산을 투입했다"며 "우리도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의 투자를 더 늘리기 위한 보다 적극적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한 태양전지 회사 고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에 대해 세액공제를 확대해주는 것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 결정·박막형 태양전지

    결정형은 고가(高價)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사용해 만든 태양전지. 현재 태양전지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햇빛을 전기로 전환하는 효율(변환효율)은 높지만 두꺼운 단점이 있다. 정부가 중점 육성할 계획인 박막형은 유리 기판에 얇은 화합물을 입힌 것이다. 제조 원가가 낮고 미관이 뛰어난 미래형 기술로 평가받지만, 현재의 제조기술로는 아직 결정형에 비해 변환효율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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