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이 1경을 돌파했다. 1경은 1조의 1만 배인 큰 숫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2분기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전분기말보다 2.6% 증가한 1경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만큼 금융자산도 확대됐다는 의미다.
금융자산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금융법인이 4717조원, 개인이 2054조원, 비금융법인이 1528조원, 일반정부가 795조원, 그리고 국내와 거래한 외국자산이 910조원이었다.
개인의 금융자산이 2045조5000억원으로 처음 2000조원을 넘은 가운데, 순금융자산(금융자산-부채)도 전분기보다 33조4000억원 늘어난 1167조8000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개인부문에는 가계, 소규모 개인기업, 민간비영리단체가 포함된다. 다만 1분기 순금융자산 증가액이 42조7000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증가액이 줄었는데, 이는 전분기 8조8000억원 증가했던 부채가 2분기에는 14조1000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개인부문의 금융자산을 부채로 나눈 비율은 2.33배로 1분기 2.31배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2007년 3분기 2.35배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성환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이 비율이 증가한 것은 개인의 재무상태가 개선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총부채는 128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28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순부채(부채-금융자산)는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금융자산의 평가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법인의 자금조달 규모는 1분기 184조8000억원에서 2분기 53조2000억원으로 131조6000억원 대폭 축소됐다. 특히 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이 105조5000억원에서 23조2000억원으로 82조3000억원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에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예금이 많이 늘었는데, 2분기에는 보통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고 말했다.
일반정부의 자금조달과 운용도 대폭 축소됐다. 정부의 자금조달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1분기 41조8000억원보다 39조9000억원 축소됐다. 김 팀장은 "1분기에는 회계를 시작하면서 국채 발행이 활발하고 세금 수입도 많지만, 2분기에는 그런 부분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자금운용은 유가증권이 6조1000억원 늘었지만 예금이 13조9000억원 줄어들면서, 전체로는 1조2000억원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