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정행남, 라 회장 면담 후 "신 사장 해임 없을 것"

입력 2010.09.08 05:44

신한은행 '신상훈 사장 고소' 사태… 해임안 통과 안갯속으로
최대주주 재일교포들과 입국 전 의견 조율
신한금융 "배임·횡령 분명… 교포들 끝까지 설득하겠다"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전임(前任) 은행장인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과 관련, 재일교포 주주 겸 사외이사인 정행남 재일한인상공회의소 고문이 7일 입국해 신 사장 해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고문은 이날 오후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 본사를 찾아가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을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신 사장의 해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고문은 입국 전 재일교포 주주 및 사외이사들과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의 최대 주주그룹(지분율 17%)인 재일교포들이 신 사장 해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신한금융 수뇌부의 내분사태가 향방을 예측할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일 오후 입국한 신한금융의 재일교포 사외이사 정행남 재일한인상공회의소 고문이 택시에서 내려 신한금융 본점(서울 태평로)으로 향하고 있다. 정 고문은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을 1시간가량 면담하고 돌아갔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신한은행은 1982년 재일교포 주주들의 출자로 설립됐으며 지금도 신한금융 이사회 멤버 12명 중 3분의 1(4명)을 재일교포가 차지하고 있다. 재일교포들이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이사회에서 표대결을 불사하며 신 사장 해임을 밀어붙이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측은 "서둘지 않고 차분하게 재일교포 주주들을 설득하겠다"면서 "신 사장의 혐의가 확실하기 때문에 고소를 취하하거나 해임 방침을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과거 행장 시절 친인척 회사에 950억원을 불법 대출해 은행에 손실을 끼치고, 이희건 명예회장에게 지급할 고문료 15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소됐다.

신 사장 해임안 통과 차질 빚을 수도

정 고문의 이날 방한은 원래 신 사장을 고소한 신한은행의 이백순 행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측은 정 고문이 라 회장을 만나 이번 사건의 배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신 사장 해임에 협조해주길 기대했다. 도쿄 출신인 정 고문은 재일교포 사외이사 4명 중 라 회장과 가장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정 고문은 라 회장 면담 후 "라 회장으로부터 주로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이사회 참석 여부에 대해선 "(신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기 전에 이사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사회가 열린다면 언제든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정 고문이 신한은행측의 기대와 정반대의 입장을 밝힘에 따라 신한금융 사태는 복잡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신한금융 이사회가 대표이사 해임을 의결하려면 이사 과반이 참석해 과반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신한금융측, "끝까지 설득하겠다"

신한금융은 정 고문의 신 사장 반대 입장 표명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재일교포 주주와 사외이사들이 갑작스런 신 사장 고소 소식에 놀라 해임에 반대했던 것"이라며 "이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사전 양해 없이 신 사장을 고소한 배경을 설명하자 재일교포들도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측은 당초 신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기 전에는 이사회를 소집하면 안된다던 재일교포 주주들이 이사회 소집에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을 낙관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키워드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