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 쌍용차의 신차인 준중형 SUV '코란도C(개발코드명 C200)'를 진출시키겠습니다."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Mahindra·55) 부회장은 23일 서울 한 호텔에서 쌍용차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코란도C의 미국 진출 방안과 관련, "마힌드라는 올 연말까지 자체 개발한 SUV인 '스콜피오'를 미국에서 판매할 예정으로 판매망도 이미 만들어 놓았다"며 "그다음 단계로 코란도C를 미국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수년 전부터 미국 진출을 준비해왔으나 미국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지 못해 출시가 지연돼 왔다.
마힌드라 부회장은 또 "한국에서 완성차를 인도에 수출하는 것은 높은 수입관세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면서 한국에서 반(半)제품을 수출해 인도 현지 공장에서 조립하는 'CKD' 형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인도에서도 렉스턴 같은 고급 SUV 수요가 생겨나고 있어 판매 전망은 밝다"며 "이르면 18개월 뒤에는 인도에 쌍용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의 (독자적인) 개발 계획을 마힌드라가 지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달라"고 했다.
"지난번 인수자인 상하이차가 신제품 개발을 제대로 못 했고, 쌍용차 R&D(연구·개발) 인력이 많이 떠났는데, 나간 연구원들을 다시 불러 R&D 역량을 재건할 것입니다."
마힌드라 부회장은 "2013년까지 3년간 인도에 10억달러를 투입해 30만대짜리 공장을 증설해 생산 규모를 60만대로 늘리는 것을 포함, 자동차 부문에 총 20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며 "자동차 부문에서만 2013년 50억달러 매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마힌드라는 인도 유일의 전기차회사인 레바(REVA)를 인수했다. 쌍용차와 함께 전기차를 개발해 한국에도 전기차를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또 마힌드라의 현금 보유량(약 5억달러)이 전기차회사 인수, 인도공장 투자 계획 등을 감안할 때 충분치 않다는 지적에는 "마힌드라는 부채비율이 30%로 매우 낮아 향후 3년간 창출할 수익만으로도 자금 조달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힌드라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15%에 달하는 등 인도 자동차업체 중 수익률이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마힌드라 부회장은 또 쌍용차 부채 7400억원을 갚는 데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자체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에 마힌드라가 한국의 은행·사모펀드를 만나 한국 내 자금 조달을 논의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쌍용차의 전(前) 주인이었던 중국 상하이차처럼 투자는 안 한 채 기술만 빼갔다는 선례에 대해서는 "마힌드라가 3년 전 PTL이라는 트랙터 회사를 인수했는데, 인수 후 3년간 매출은 2배, 수익은 3배, 시장점유율은 3%포인트 증가했다"며 "모든 성과는 PTL의 기존 직원들과의 협업 결과이고, 마힌드라는 3~4명의 인력만 파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 부회장은 마힌드라그룹의 창업자 중 한 명인 J C 마힌드라의 손자로 미국 하버드대 MBA를 졸업했으며 2003년부터 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다.
☞ 마힌드라
1945년 설립됐으며 인도에서 미국 지프(Jeep)를 조립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했다. 자동차·농기계·철강·통신·호텔·소비재 등이 주력이다. 2009년 기준 연매출 71억달러, 총자산 87억달러, 총직원 10만명이며, 7만5000명 이상이 해외 직원이다. 인도 내 상위 10대 기업에 속한다. 인도 내 자동차 판매 순위는 스즈키, 현대차, 타타에 이어 4위.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농업용 트랙터 생산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