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청사는 주민들의 행복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지난 1일 과천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서형원(41·무소속) 의원은 21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호화 청사 논란은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했다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지방의회 의원들이 제 역할을 해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낭비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의장은 시의원 생활을 시작한 2006년부터 매년 11월 말 '주민 예산 워크숍'을 열고 있다. 과천시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공개하고 주민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해 예산안을 수정했다.

지난해 과천시의회 예산 심의에서 '과천시 홍보 동영상 해외송출' 항목으로 잡혀 있던 예산 1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도 이처럼 주민의견 청취 과정을 통해 결정된 것이다.

서 의장은 "워크숍에서 홍보 동영상 해외 송출 항목을 본 주민들이 '누가 UN사무총장 하려고 하느냐'고 말하며 어이없어했다"고 했다. 대신 ▲공공시설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 ▲보육원·도서관 등 아동·청소년 시설 실내 공기 측정 ▲공공기관 친환경 상품 구매 확대 같은 사업을 새로 만들어 예산안에 반영시켰다.

이런 활동이 소문나면서, 그는 시민단체들로부터 '예산 감시 잘하는 지방의원'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서 의장은 "지자체들이 예산을 제대로 쓰도록 하려면 주민들이 예산 편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지방 의회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 의회는 시민들이 지자체의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보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 의장은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고 사업 규모를 줄이는 일은 쉬운 일"이라며 "한 걸음 더 나가서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어떻게 예산에 반영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