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IMF, 亞 긴급대출기금 만든다

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 대출 프로그램 창설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융위기에 다른 국가들에 제공했던 스왑 라인(달러 공급)과 유사한 형태를 띤다. 이에 대한 상세 내용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완성될 전망이다.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인 신현송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가 '체계적유동성기구(Systemic Liquidity Facility)'라고 명명한 이 프로그램은 아시아 금융위기 시절 '가혹한' 구제금융으로 원성을 산 IMF가 이 지역과 관계를 재건하는 물꼬를 터 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국가들 중 최근 금융위기에 IMF로부터 지원을 받은 국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한국으로서도 이같은 프로그램 설립은 국제 사회에서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오는 G20 회의 의장국인 한국은 이 회의를 국제적인 위상 개선의 기회로 삼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위기에 처한 국가들에게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공조 매커니즘"이라며 "IMF로부터 정책 검토를 받는 국가들이 지원 대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IMF가 지원 대상 국가들에 재정적자 감축, 대출의 질 개선 등 정책 변화를 요구할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