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0.05.31 10:30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한국 금융업의 국제 경쟁력과 관련, “원전을 수주할 때 자산 규모로 세계 50위가 되는 은행의 보증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는 가장 큰 곳이 80위 수준이어서 보증도 해줄 수 없다”며 “우리나라에도 세계 50위 정도 규모의 은행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을 합쳐도 합쳐도 세계 50위가 되지 않는다”며 “글로벌 금융경쟁력을 키우려면 은행 대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어 위원장은 조선일보와 조선경제i가 함께 만드는 경제·투자 전문 온라인매체인 ‘조선비즈닷컴(chosunbiz.com)’ 출범을 기념해 지난 27일 낮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작년 1월 대통령직속기구로 첫 출범한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어윤대 위원장은 미국 미시간대에서 국제금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고려대 총장과 금융통화위원, 한국경영학회·한국금융학회·한국국제경영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이다.

어 위원장은 또 “국내 금융회사들은 금융 기술과 기법 측면에서 많이 떨어져 학점으로 환산하면 B+ 수준”이라며 “적어도 A나 A+는 돼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지난 2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닷컴 출범인터뷰에서 한국기업과 국가브랜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의 경쟁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나라의 금융회사들은 정부 개입이 없었다면 모두 망했을 것이다. 옛날 은행이 남아 있는 데가 어디있나? 한일, 조흥, 상업, 서울은행 다 없어졌다. 아직 금융업계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능력에서 보면 국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비록 고객 서비스가 친절해지고 예금의 종류나 소비자 중심 상품 등이 많이 나왔지만 금융의 기술, 기법 이런 측면에서 떨어진 게 많고 규모 측면에서도 많이 부족하다.”

-어느 정도로 경쟁력이 떨어지나?
“하지만 우리나라 은행들의 수준은 B+ 수준이다. A나 A+가 돼야 글로벌 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 기업이 바레인 등에 가서 공사할 때 보험을 드는데 우리나라 은행 신용도가 없어 외국계 은행이 중복으로 보증을 섰다. 똑같은 현상이 지난해 말 원전 수주를 한 UAE(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에서 되풀이됐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늘 뒤 따라가고 있는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HSBC(홍콩상하이은행)나 씨티은행이 돈을 버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 등의 국제 네트워크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현지 공장을 지을 때 무역금융 보증을 서 주고 외환관리, 현금 관리 등을 하며 수수료를 받는다. 우리나라 은행은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예 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다국적 글로벌 기업이 얼마나 많나. 그런 경영을 할 수 있어야 서비스 섹터가 커지고 금융이 진다.”

-은행도 해외에 나가야 하나?
“나가야 하는데 우선 규모가 적다. 특수 분야의 금융기술이 부족하다. 우리나라가 최근 파생 상품을 팔았는데 무슨 상품인지도 모르고 팔았다. 사는 사람도 모르고 샀다. 그런 측면에서 뒤져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해외 업무를 할 때 의사 전달을 정확히 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진다. 프랑스와 일본, 독일 등은 제조업 등은 매우 발달해있으면서도 국제 금융이 부진한데 이유는 규제와 커뮤니케이션 탓이 크다. 홍콩 싱가포르는 어떻게 금융중심이 됐나? 구체적으로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영어에서 승부가 갈렸다.”

-우리나라 IB(투자은행)가 한국에서 육성되고 커져야 하는 시기라는 얘기가 있다.
“커질 거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58세에 퇴직해 90살까지 사는데 2% 주는 저축에만 연연할 수 없다. 연금을 위한 여러 형태의 금융 상품이 필요하다. 한국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저축이 투자보다 많아져 자본이 많아진 국가가 됐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해외 나갈 때 요즘은 정보가 금융기관을 통해서 온다. 금융 기관의 정보 수집 능력은 대단하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종합상사가 그 역할을 맡았는데, 지금 미국·영국 등은 다 금융기관 통해서 한다. 한국엔 그게 없다. 이걸 IB가 보충해 줘야 한다.”

-우리나라 은행 규모가 작다. 어느 정도 대형화해야 하는가?
“스위스만 해도 3대 대형은행이 금융을 장악하고 있다. 브라질 인도 등 모두 대형은행들이 있다. 쉽게 얘기하면 해외에서 원전 수주할 때 자산 규모로 세계 50위 정도는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제일 큰 곳이 80위 수준이다. 국민, 우리, 하나은행 순인데 하나와 우리은행을 합쳐도 50위가 안 된다.대형 은행을 육성해 해외에 진출할 때 현지 정보 수집이나 네트워크 구축, 보증과 현금 관리 등의 역할을 맡으며 수익을 올려야 한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