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해부]수색증산, "용적률 높이자" 사업보류

조선비즈
  • 전재호 기자
    입력 2010.05.28 14:45

    지난 27일 찾은 서울 은평구 증산동 지하철 6호선 증산역 앞. 지은 지 족히 20~30년은 됨직한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낡고 노후한 저층 건물이 빼곡했다. 지하철역이 있는 도로변에서 200?쯤 안쪽에 있는 주택가로 들어서자 반듯한 도로를 찾기 힘들었다. 연립주택 사이로 나있는 차량 2대가 겨우 교행할 수 있을 정도로 비좁은 도로는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증산동과 맞붙은 은평구 수색동 일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불량 주택이 난립해 있고, 도로도 비좁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한 곳인 은평구 수색·증산동 일대 89만7090㎡는 지난 2005년 3차 뉴타운 후보지로 선정된 후 2008년 도시재정비 촉진계획이 결정 고시됐다. 이에 따라 이 곳에는 2013년까지 아파트 등 주택 9026가구가 신축되며, 인구 3만1000여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수색 증산 뉴타운 전경

    ◆“용적률 높이자” 사업 전면보류

    수색·증산 뉴타운은 총 16개 구역(존치구역 제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조합이 설립된 곳은 수색 4·6~9구역, 증산 2구역 등 6개 구역. 그러나, 이들 지역도 최근 사업이 사실상 일시 중단됐다. 서울시가 지난 2월 재개발과 뉴타운 지역의 개발 용적률을 20% 올려주기로 하면서 주민들이 기존 방식대로 사업을 진행할지 용적률을 높여서 진행할 지 재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수색 6구역의 우조명 조합장은 “상향된 용적률을 수용하면 사업이 1년 정도 늦어진다”며 “이를 주민들이 수용할 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적률이 달라지면 사업계획을 모두 다시 짜야 하고 건축심의도 다시 받아야 한다. 수색 4구역 조합 임원은 “SH공사에서 건축과 설계 용역회사를 계약해 변경고시를 진행하는데 6개월쯤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통상 12개월 정도 걸리던 뉴타운 촉진계획 변경 기간을 최대 6개월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용적률을 늘려줘 소형·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변경 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때문이다. 시는 변경기간 단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6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수색·증산뉴타운 일부 구역은 상향된 용적률을 기준으로 새로운 설계안을 만들어 은평구에 제출한 상태다. 이 설계안은 은평구와 서울시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은평구 관계자는 “조합측 설계안은 사업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에 따라 촉진계획 변경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 발목잡는 주민간 갈등

    수색·증산 뉴타운 일대에는 20년 이상 장기 거주한 원주민이 많다. 반면 현재 조합 임원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옮겨오는 이해관계가 달라 주민과 조합간 갈등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현재 조합이 형성된 6개 구역 중에서 소송 등에 휘말린 곳은 수색 6~8구역, 증산2구역 등 총 4곳. 6구역에서는 반대파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측이 조합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시공사 선정 기준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6구역 조합측은 “대법원까지 가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8구역에서도 조합과 비대위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비대위측은 기존 조합이 예산을 남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은 이에 대해 “비대위에서는 법에 저촉된다고 하지만 우리쪽에서 알아본 결과로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9구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원주민이 주도하는 비대위와 전입자가 많은 조합간에 마찰이 있다. 이 구역은 지난해 조합설립무효 소송이 제기됐지만 기존 조합측 승소로 일단락된 상태다. 비대위측은 “시공사선정 총회를 개최했지만 비용 등 세부내역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조합측은 “일부 지역 유지들이 조합임원이 되지 못해 반발하는 것”이라며 “이미 이사선임도 마무리돼 조합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
    증산 2구역에서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비대위가 은평구를 상대로 조합설립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비대위측은 “조합설립 당시 주민 동의서를 받을 때 비용분담액이 정확히 명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은평구는 이에 대해 “비용분담액이 완전히 누락된 것이 아니며 이와 비슷한 사례로 승소한 것을 알고 있다”며 “문제없이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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