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金勇澈·47·사시 25회) 변호사가 이달 1일부터 한겨레신문의 편집국 비상근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삼성측은 김 변호사의 한겨레신문 근무 배경을 알아보는 등 시선을 떼지못하는 모습이다. 검찰 주변에선 "최대 재벌을 변호해온 김 변호사가 재벌에 비판적인 한겨레신문으로 옮긴 데에는 삼성에 뭔가 섭섭한 게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인 김 변호사는 1997년 삼성 법무팀장(이사)으로 자리를 옮겨 일해오다 작년 8월 검찰 선배인 이종왕(李鍾旺) 변호사가 법무실장(사장급)으로 부임하면서 삼성을 떠났다.
김 변호사는 1999년 말 안기부 비밀도청조직 미림팀의 도청자료를 갖고 이학수(李鶴洙)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을 찾아온 재미교포 박인회씨를 상대하는 등 불법도청 관련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삼성의 '내부 일'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를 의식한 듯 삼성 법무팀 관계자는 "김 변호사가 나갈 때 '예우'를 갖췄다"면서 "삼성에 근무한 변호사로서 비밀준수 의무를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