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 불안을 막지 못하면 금융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조흥은행 부설 조흥경제연구소는 1일 내놓은 '한국에서의 금융위기
가능성 전망' 보고서를 통해 "최근 대기업들의 연쇄부도 사태로 우리나라
에서도 이제 금융위기가 먼 나라의 일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외환보유고 대비 총통화 등을 종합해 우리의 통화방
어 능력을 계산해보면 그 능력이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태국보다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이 외환위기 안전지대에 있다고 안심할 수 없다"고 지
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적자국이고 투기적 외환수요
압력을 모두 감당할 만큼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갖지 않고 있기 때문에 체
질적으로 외환위기에 감염되기 쉽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앞으로 해외자금조달 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장기화되면 단
기간에 원화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화가 대량 유출되고 대외 지급능력이 나
빠져 금리상승, 주가폭락 등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작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을 계기로 개방화-자유화
속도가 더욱 빨라져 금융기관의 부실화와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더욱 확
대될 전망인 것도 금융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조흥경제연구소는 자본시장 개방이 더욱 확대될 경우 고수익-고위
험의 투자행태를 보이는 헤지펀드(국제투기자금)같은 대규모 해외자본의
불규칙한 유-출입이 외환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고 분석했
다.< 서원석기자 >